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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ches 

115주년 개교기념식사
  • 글쓴이 : 비서실
  • 조회 : 1879
  • 일 자 :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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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고려중앙학원 김재호 이사장님과
33만 교우를 대표하시는 구자열 교우회장님,
사랑하는 동료 교수님과 직원, 학생 여러분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영광스러운 수상자들과 고대가족 여러분!

 

고려대학교가 보성전문이라는 이름으로 이 땅에 태어난 지 오늘로 115년이 되었습니다. 115년이라는 세월은 교육구국의 숭고한 건학정신을 이어가신 이용익, 손병희, 김성수 선생의 헌신과 역대 총장님들의 남다른 지도력 그리고 무엇보다 봉직하신 교수님들과 교직원 선생님들의 정성과 부단한 노력이 만들어낸 고귀한 역사입니다. 따라서 그 공헌을 기리고자 10년, 20년, 30년 장기근속하신 선생님들께 매년 개교기념식에서 그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평생 고귀하게 일구신 자산을 국가의 동량들을 위한 장학기금으로 희사하셔서 오늘 발전공로상을 수상하시는 이용희 회장님처럼 중요한 순간마다 학교에 발전기금을 쾌척해주신 수많은 후원자님들과, 모교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으로 한결같은 성원을 보내주신 국내·외 교우분들이 발전에 동참하셨습니다. 그리고 캠퍼스와 강의실 곳곳에서 토론하고 숙의하는 열정적인 고대생들이 이어졌기에 지금의 고려대학교가 있습니다. 오늘 뜻깊은 개교기념일을 맞아 이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고려대학교는 개교 이래 민족정신의 주체이자 민족지성의 본산으로 민주화, 산업화, 글로벌화라는 국가적, 시대적 사명을 다하면서 조국과 민족의 앞날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왔습니다. 교육구국의 건학이념은 자유 정의 진리의 고대정신으로 한 차원 더 승화 발전되었으며 이는 올해로 60주년을 맞이한 4·18의거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인류사회의 발전과 번영을 이끌기 위해 한국의 최고 명문사학을 넘어 세계 5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배전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개교 후 115년 동안의 변화와 발전 못지않게 개교 120주년을 앞둔 향후 5년간의 고려대학교의 변화가 그 내용과 규모 면에서 매우 클 것입니다.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 세계가 그만큼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는 바로 그 큰 변화의 시작입니다. 이 변화를 대비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개교 이래 가장 큰 시련을 겪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상황에서는 정부, 기업 대학은 물론 개개인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미래에 대하여 고민하고 자신만의 경쟁력을 쌓아가야 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기본과 근본에 충실하고 어떤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실력을 쌓아야 하겠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앞으로 고려대학교는 다음과 같은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먼저 시대적 소명을 다하는 창의적 미래인재를 양성하겠습니다.
전공지식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 대한 학업 역량을 갖춘 인재, 지적 호기심과 성장 욕구 그리고 도전정신을 토대로 강한 자기계발 의지를 갖춘 인재, 열린 마음과 열린 사고로 서로 협력하며 미래사회에 공헌하는 자세를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융복합교육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겠습니다. 이렇게 학업 역량, 자기계발의지, 미래 사회 공헌의 덕목을 습득함으로써 고대생은 급변하는 시대에 전인적 인격을 갖춘 창의적 미래 인재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다음은 연구중심대학으로의 혁신입니다.
대학의 고유 역할은 교육과 연구 그리고 봉사입니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에 의해 대학의 대부분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어서 앞으로 교육방식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제 대학 내 교수님들의 역할이 교육에서 연구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대학의 연구 성과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문명의 발전을 이끄는 실용적인 역할을 하리라 기대됩니다. 그런 면에서 대학원생의 역할이 중요하고 대학원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수한 대학원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장학제도를 개편하고 연구 환경을 개선할 것이며 행정 중심의 대학원을 기획과 연구진흥 중심으로 혁신할 것입니다.

 

이러한 혁신을 통해 시대적 가치에 부응하면서 구체적인 목적성을 갖는 연구를 추진하겠습니다, 우리나라가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경험인 노벨과학상 수상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겠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이라 대변되는 디지털혁명 관련 연구를 활성화시킬 것이며, 현재 추진 중인 고려대학교 스마트캠퍼스는 구성원 모두가 ICBM+AI 기술 (즉 IoT, Cloud, Big Data, Mobile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의 수혜자이자 개발자가 되는 참여형 대규모 리빙랩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번 코로나 사태로 중요성이 더욱 크게 부각된 보건·의학분야의 연구개발을 통해 지식산업화의 기반을 다지겠습니다. 그리고 UN이 정한 인류 공동의 지속가능발전목표(UN-SDGs)를 달성하는 연구와 교육, 행정을 실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류가 처음으로 접하는 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미래를 준비하는 고려대학교가 되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하여 가칭 ‘Next Normal 위원회’를 설치하겠습니다. 교내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들이 참여할 것이며 이 활동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질서와 모습으로 전개될 미래를 위한 대학의 역할을 재정립하고자 합니다. 또 한 가지는 가상 고려대학교, 즉 Virtual Korea University 과정을 설립하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를 맞아 온라인 강의와 IT기술을 활용한 교육의 환경과 문화가 조성되었습니다. 이제 강의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어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전공의 구분이 없고 기존의 정형화된 교육 방법을 탈피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사이버 공간에 마련하여 교우는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열린 교육을 시행하겠습니다. 학위취득이 아니라 융복합적이며 통합적인 살아있는 지식 습득을 원하는 새로운 교육 수요에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첨단 기술의 출현으로 비롯된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 때문에 정치와 경제는 물론이고 사회, 문화, 과학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기존의 틀이 한꺼번에 모두 바뀌고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게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갓 미생물 바이러스 때문에 세계 모든 나라와 세계 모든 인류가 예외 없이 기존의 일상과 혜택으로부터 단절되는 초유의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격변의 시기에 그 중심을 잡아주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인류사회의 새로운 등불을 밝히는 것이야말로 고비 때마다 고려대학교를 역사 발전의 주체로 가꾸어 온 선배들의 은혜와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일 것입니다.

 

저는 작년 개교기념식에서 우리 고려대학교가 추구해나갈 방향으로 창의고대, 사람고대, 화합고대를 제안하였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바로 지금이 창의성이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그동안 고정불변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이 정지되어 있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놀랍게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유연한 사고로 창의성을 발휘한다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변화의 시대에 역사의 주역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고대정신은 두려움 없는 도전정신,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던 것을 구현하는 실험 정신입니다. 따라서 창의 고대는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이 시대에 필요한 소명을 다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변화의 중심, 그리고 혁신의 목적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학문과 과학기술의 발전은 궁극적으로 사람을 위하고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기에, 주체이자 대상인 사람을 중시하는 사람고대의 정신은 매우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와 혁신이 대학 전체의 성과로 공유되고 공감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소통하고 협력하는 화합고대의 저력이 근간이 되어야 합니다.

 

115년 전 국권을 찬탈당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자랑스러운 선배들이 교육구국의 일념으로 시대적 소명을 다한 것처럼, 21세기에도 창의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람 중심의 고려대학교는 구성원 모두가 화합하여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함께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5월 5일

 

총장 정진택